이야기 마실/시

똥, 너의 이름은 변비

맥코리 2011. 3. 1. 02:36

 

 

똥, 너의 이름은 변비 -백대승-

 

 

화장실 문을 연다.

풀썩 주저앉아 바지를 내리고

힘을 주며 주문을 왼다.

똥아 나와라!

똥아 나와라!

 

뭐가 그리도 맺힌 게 많은지

안에서 웅크리고만 있는지..

똥아 나와라!

똥아 나와라!

 

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일들도

세월 지나면 다 그리워지는 것을

똥아 나와라!

똥아 나와라!

 

버릴게 많아도 버릴 수 없는

망설임도 손에 모두 들 수 없으면

다 버려지는 것을

똥아 나와라!

똥아 나와라!

 

기다리고 기다려도 오질 않고

멀어지려 해도 더 가까이 와 있는

발걸음에는 발자국도 없는 것을

똥아 나와라!

똥아 나와라!

 

해보려! 해보려! 노력하고

힘겹게! 힘겹게! 등에 짊어지려 해도

후들거리는 두려움은

어깨에 남는 근육통만 남기는데..

똥아 나와라!

똥아 나와라!

 

이제 제 자리에 앉아

돌아 볼 일 없다고 하지만

고갠 이미 돌아서, 내 등 뒤만 바라보고 있는데

똥아 나와라!

똥아 나와라!

 

오늘도

어제와 같은 노크 없는 하룬데

지금도 네 이름값을 하려 애를 쓰는 구나

마지막으로 한번만 더!~~~~

똥아!~ 나와라!~

똥아! 아~

 

 

 

<모래사막이야기 '똥 너의 이름은 변비'2008.1.11>